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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콜라의 문화생활/영화 이야기

파묘 기순애 스님 정체 일본 음양사 정보

by 김콜라스 2024. 3.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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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묘 기순애 스님 정체 일본 음양사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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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파묘‘에 사진으로 잠깐 등장한 기순애 스님의 정체에 대해 몇글자 적어본다. 박지용(김재철) 집안에 저주를 내린 기순애는 일본어로 여우를 뜻하는 ’키츠네‘의 한국식 발음이다. 기순애 선생으로 불리는 일본의 음양사에 관한 정보는 다음과 같다.

일본 음양사는 원래부터 주술사로 불리지 않았다. 점을 쳐주거나, 별자리로 농사에 적합한 날을 보거나, 원인을 알 수 없는 병에 대해 기도해 주는 등의 역할을 했던 천문학, 역학 등을 관장했던 사람이다. 음양오행설과 역법을 바탕으로 근무하는 기술직 관료들이었다.

헤이안 시대부터는 단순히 점을 봐주는 사람이 아닌 저주, 비법 등을 사용하는 사람처럼 불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음양사는 헤이안 시대의 아베노 세이 메이. 이 사람은 여우 요괴의 피를 이어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아베노 세이메이는 일본의 음양도를 집대성한 인물. 헤이안 시대의 음양사는 천황의 즉위일까지 정해줄 정도로 권력이 강해졌다. 일본 역사 드라마에도 음양사들이 등장한다.

장수들도 음양사를 군사 회의에 부르기도 했고, 제사를 지내기도 했다. 다만 도요토미 히데요시는 음양사는 나라를 망친다고 싫어했다. 여튼 장수들이 음양사를 적극 등용했다면 조선 침공에도 음양사의 입김이 없지는 않았을 것.

음양사들이 염력을 최대치로 높이기 위해 외우는 것은 반야심경이다. 불교의 원리인 공 사상을 담은 반야심경은 나를 비우고 염력을 증폭하기에 알맞은 경전이다. 이들의 주술은 고대 중국 등에서 전래한 도교, 밀교 등 여러 곳에서 유래한 것이다.

헤이안 시대부터 생긴 주술 ‘귀문봉인’은 귀신이 드나드는 문으로 불리는 북동쪽을 봉하는 것이다. 헤이안 시대 음양사에 쳐진 결계가 아직도 작동해 인근에 가면 사진에 찍힌다는 이야기도 있다.

음양사들은 사람을 저주해 죽여야 할 때 묫자리를 두 개를 파 놓았다고 한다. 하나는 저주의 대상, 또 하나는 본인의 묫자리. 사람을 저주로 죽이면 그것을 자신도 그대로 돌려받을 것이기 때문에 그랬던 것이다.

실제로 2차 세계대전 때 도쿄에 있는 한 진언종(일본 불교의 한 종파) 사찰에서는 미국을 무너뜨리기 위해 주술을 행하기도 했다. 음양사가 한 것은 아니고 밀교에서 한 것인데, 문제는 이 저주를 그대로 돌려받은 것인지 도쿄 대공습 당시에 이 절은 바로 불타버렸다.

남에게 저주를 건다는 발상. 음흉하다. 아무튼 영화 ’파묘‘의 기순애 스님 정체는 일본 음양사. 이들의 역사를 조금만 살펴봐도 참 섬뜩하다. 염력을 최대치로 끌어올리려고 같은 말을 계속 반복해서 외우다보면 저주 거는 게 가능했던 건지. 음산하고 음흉한 기순애 스님 ’파묘‘에서 잘 봤고, 이런 저주 거는 요상한 문화는 없어졌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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